위기를 막으려는 자와 그 위기를 기회삼아 베팅하는 자,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상황 속 각기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함께 알아보기로 하자.
1. 영화 속 주요 인물
국가 부도 위기를 가장 처음 감지하고 그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인물 한시현(김혜수)은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이다. 최초로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보고서 작성자 최공필(전 국정원 경제담당 국가정보관)을 비롯한 몇 실무자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인물. 합리적인 판단과 확고한 소신으로 위기상황 돌파의 해결책을 모색하지만 권력 앞에 부딪힌다. 이 영화 속 최대수혜자 국가가 부도날 것을 미리 예감하고 그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직 후 투자하기 시작하는 인물 윤정학(유아인)은 자신을 믿고 투자하는 노신사(송영창)와 오렌지 김용원(류덕환)을 이끌고 위기의 순간마다 투자 방법을 바꿔가며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작은 그릇 공장의 사장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한갑수(허준호)는 한시현의 오빠이기도 하다. IMF 금융위기 전에는 그래도 살만한 중산층에 속했으나 사업확장의 기회로 여긴 미도파와의 어음 거래를 기점으로 공장과 집까지 빼앗길 처지에 놓이게 되는 자신의 회사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는 평범한 가장이다. IMF와의 협상 의견을 제시하고 그를 통해 부도 사태를 빠르게 수습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박대영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자신의 소신인 돈 있는 가진 자들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가 부도 사태를 이용하는 계략적인 인물이다.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위하는 정책보다 대기업과 정권의 이익을 지키고 위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여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극 중 한시현과 계속적으로 대립하는 인물이다. 구제금융을 앞세워 협상 이전부터 다소 무리한 조건들을 제시하며 협상 주도권을 쥐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국제통화기금의 총재(뱅상 카셀). 자신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시현에게 유연한 태도로 일관하며 한국 정부 측의 반발을 눌러버리는 냉철한 인물이다.
2. 국가 부도 일주일 전
한국 경제 변천사가 실제 미디어로 나오는 장면을 시작으로 1997년 11월 모건 스탠리 사옥에 근무하던 한 사원의 모니터에 미국 모든 투자자들은 지금 즉시 한국을 탈출하라는 메시지가 뜨고 이메일을 각 투자자들에게 보내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한국은행 총장실 총장은 팀장 한시현이 보낸 보고서를 보면서 왜 이제야 보고했냐며 한 팀장을 소환한다. 시현과 이야기를 나눈 총장은 그녀의 요구대로 경제수석 및 그와 관련된 인물들을 소집하는 전화를 건다. 비밀스럽게 주요 경제 인사들이 모인 회의실 한시현의 브리핑이 시작된다 대한민국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한편 신입사원 야유회에 참가한 윤정학은 투자자 설득을 위해 미국 투자자 통화하던 도중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로 전화를 끊게 되고 때마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한국 실물경제의 비관적인 사연들을 접하며 이 나라 경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되고 퇴사를 결심 그 후 작은 투자회사를 차려 고객들을 불러 모아 일주일 안에 대한민국이 망할 거라며 투자 설명회를 시작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떠나버렸다.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그때 이 나라의 위기관리 능력이 없다는 윤정학의 말에 공감하며 노신사과 오렌지족 한 명이 윤정학에게 투자하기로 하고 세 사람은 이 나라의 위기에 가지고 있는 전재산을 달러로 환전하면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게 된다. 평범하게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갑수의 회사에 미도파백화점 납품업체로부터 5억 짜리 계약 제의를 받게 된다. 현금이 아닌 어음 결제라는 말에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갑수와는 달리 요즘 누가 현금을 쓰냐며 동업자 영범이 계약 성사를 재촉하게 되고 결국 갑수는 서명을 하게 된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대한민국에 쉴 새 없이 터져 나오고 이 경제 위기 속에서 큰 기업들조차 버티지 못하고 하나 둘 부도가 나고 마는데 기업 부도율 사상 최대치를 연일 갱신하며 더불어 자살률까지 증가하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런 상황 속 국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곧 수습된다는 거짓 발표를 하게 되지만 윤정학은 믿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투자를 이어간다. 예상대로 환율은 급등하고 그들의 모험은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나라가 실제로 망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씁쓸한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재정국 차관이 IMF와의 협상을 통해 이 상황을 속히 해결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한시현 팀장은 절대 안 된다며 그의 반대편에 선다. 숨 막히게 팽팽한 대립 속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경제수석은 그의 결정은 과연 우리나라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지켜보기 바란다.
3. 실제 IMF 상황과의 비교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일어났던 당시 상황을 기반으로 한 허구이기 때문에 실제 IMF 외환위기 상황과는 많은 차이 점이 있다. 1997년 외환 위기 가능성에 대해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한국은행 국제부장 정규영의 보고서였다. 또 한국은행은 이러한 외환위기를 두고 감사원에서 조사한 결과 김영삼 대통령이 외환위기에 대해 알고 있다고 밝힌 1997년 1월 중순 전까지 23차례 청와대 총리실 재정경제원에 당시의 심각한 외환사정에 대해 보고하고 해결 방안에 대해 건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원 역시 1997년 1월부터 IMF 구제금융 신청 시점인 11월 20일까지 83건의 해결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므로 정부가 외환위기 발생 일주일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그 당시에는 연초부터 우리나라 경제 위기에 대한 보고서를 여러 차례 받고도 많은 시간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었던 무능력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컸다. IMF 구제금융 신청 부분에서도 다른 점이 있는데 실제는 영화에서처럼 강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와는 반대로 한국은행 측에서 먼저 IMF 구제금융 신청을 제안했고 정부를 이를 회피하고자 했다.
댓글